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이즈미 히요리 (문단 편집) ==== 후반 ==== 결국 이즈미 남매는 가족의 선을 넘어 연인이 되었지만, 그 덕에 히요리의 머릿속에서 이전의 사건 따위는 깨끗이 사라졌고 오직 사랑과 행복만이 남았다. 바로 다음날부터 거짓말같이 회복한 히요리는 남은 일에도 노력하고 문화제의 낭독극을 위해서도 힘쓰는 한편, 남몰래 주인공과의 관계를 이어가며 서로 사랑을 확인하는 충실한 나날을 보낸다. 낭독극에 대해 히요리는 사무소와는 문제없다는 식으로 전하며 매일같이 대본을 쓰기 위해 시오와 작업하고 있었지만, 그새에 히요리의 매니저가 주인공을 찾아와 히요리가 무대에 서는 것은 피하고 싶다는 입장을 전해온다. 문제는 히요리가 이번만큼은 고집을 부리며 말을 듣기를 거부하고 있기에 주인공에게 그 설득을 부탁하러 온 것. 사무소와 달리 주인공은 히요리가 원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그 타이밍이 굳이 위험성이 높은 문화제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낭독극 일정을 미루자고 다른 학생회 임원들을 설득한다. 히요리 역시도 그게 타당하다면서 동의하지만, 정작 시오가 강하게 반발하며 히요리의 본심을 전해온다. 히요리는 이전 심포지엄 당시 주인공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 것이 아직도 꿈에 떠올라 불안해할 정도로 책임을 느끼고 있었으며, 이번 문화제가 학생회에 있는 동안 이를 만회할 유일한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앞의 일들에서도 계속 증명된 바이지만, 히요리를 세상에서 가장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오빠인 주인공의 기분이다. 큰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히요리는 자신의 문제가 아닌 주인공의 기분부터 살폈고 불안해했다. 그런 히요리에게 작은 일이라도 오빠에게 폐를 끼쳤다는 사실은 정신적으로 굉장히 큰일이었던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시오가 내민 대본은 명백하게 이즈미 남매를 모티브로 삼은 것이었다. 히요리의 진심을 알아채지 못하고 다시 억누를 뻔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주인공은 무조건적으로 문화제 낭독극을 추진하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문화제 당일날, 주인공과 다른 학생회 임원들의 서포트 끝에 히요리는 결국 무대에 서서 낭독을 시작한다. 그리고 이 낭독극의 정체는, '''히요리가 그때까지도 오빠에게 말하지 못한, 마음 속 가장 깊숙한 곳의 진심을 고백하는 편지였다.''' >{{{#!folding 나는 조금 야무지지 못한 오빠와 둘이서 살면서 보살펴주고 있을 뿐. 그런 오빠는 항상 내게 고맙다면서 내게 어리광부릴 뿐이다. 하지만 사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오빠가 혼자서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부탁하면 집안일을 분담해주는 것도. '''내가 먼저 뭐든지 해주고 싶어하는 것은, 오빠가 필요한 일을 혼자 다 해버리는게 무서워서.''' '내가 없어도 괜찮아', 그렇게 생각되는 것이 두려웠다. '''먼 옛날 내가 오빠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 나는 어렸을 때부터, 웬만한 일은 남들만큼은 할 수 있는 아이로, 또래들로부터 모두 칭찬받고 있던 것도 있어, 조금 어른스러운 기분이었다. 한 학년 위의 공부도 하고 있었고, 집안일도 도와주고 있었다. 사회를 많이 알아간 기분이 되어, 또래보다 어른과 이야기하는 편이 즐거웠다. 그런데 한 살 연상의 오빠는 정신적으로 나보다 어리게 보여 나는 집안에서 오빠와의 대화를 피하기 시작했다. 오빠는 나이에 맞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을 뿐인데, 나는 "오빠 주제에"라고 마음속에서 비웃었다. ---- 그런 나를 보고 어느 날 밤, 엄마는 나에게 말했다. "단 두 명뿐인 남매이니까 오빠를 소중히 해" 그 자리에는 아빠도 있었다. 그런데도, 완전히 어른스러워지고 있던 나는, 사회로부터 얻은 "어른이 되어서까지 남매가 사이좋게 지내는 것은 부끄럽다"라는 감각을 몸에 익히기 시작하고 있었다. 엄마가 해준 말도, 나만 꾸중하는 것처럼 들렸다. 나는 어디에 가도 모두에게 칭찬받을 수 있는데, 집에서는 나만 꾸중듣다니 오빠가 얄미워졌다. 그 날 나는, 그 자리에 없었던 오빠를 향해 지금까지 중에 가장 심한 말을 입에 담았다. "오빠가 없어져도 난 괜찮아." 그것도, 당신이 낳은 남매에게 사이좋게 지내기를 바랄 뿐인 부모님을 향해. 그 다음 말조차 듣지 않고, 나는 방에 틀어박혔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것은 그 다음 날이었다.''' 처음 병원에 달려간 것은 나였고,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는 부모님을 본 나는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그 날 아침은 전날 냈던 짜증이 남아있어 부모님과는 제대로 대화하지도 않았었다. 내가 살면서 입에 담은 가장 심한 말이 부모님과의 마지막 대화가 되었다.'''나는 '이건 분명 천벌이다'라고 생각했다.''' ---- 가족의 앞에서 가족과 사이좋게 지내기를 거부했다. 그 벌은 가족을 잃는 벌이었다. 몸이 뻣뻣하게 굳어있는 중에 나는 또 다른 벌을 깨달았다. 이 심한 현실은 나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니다.오빠는 내 말 때문에 오빠로부터도 가족을 빼앗아 버렸다. 이 사실을 알면, 분명 오빠는 화내 나를 가족으로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먼저 오빠를 거부한 내가 무슨 자격으로 오빠에게 나를 가족으로 받아달라고 할 수 있을까? 너무나 큰 벌을 받았지만, 나에게 변명을 할 수 있는 여지 따위 남아있지 않았다. 가족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을 잃어, 나는 지금부터 혼자서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부터 나에게 남은 미래가 영원만큼 길게 느껴졌다. 오빠가 달려와 준 것은 바로 그때였다. 오빠의 모습을 본 순간, 오빠가 있다는 기쁨만으로도 내 눈에서 눈물이 끝없이 흘러넘쳤다. 하지만 동시에 두려움도 솟아났다. 가족으로서 인정받지 못하면 어떡하지. 아니, 거부당하는게 당연하다. 나는 오빠로부터 가족을 빼앗았고, 그 오빠마저도 먼저 거부했으니까. 어떡하지, 어떡하지. 오빠에게 말을 거는 것이...... 아니,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무서웠던 것은 살면서 처음이었다. '''하지만 오빠는, 나를 보자마자 달려와서, 껴안고, 손을 잡아 주었다.''' '''"내가 있어" 라고 말해주었다. 내가 무엇보다도 듣고 싶었던 말을 들려주었다.''' 분명 그 무엇보다 자기가 듣고 싶은 말이었을텐데. 세상에서 단 한 명 남겨진 가족의 품에 안기면서, 나는 부모님께 감사했다. '''내게 오빠를 남겨 줘서 "감사합니다."'''}}} >---- >그 날 이후, 나는 단 한 명 남겨진 가족에게 감사하며, 그 사람을 소중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매일 대화를 하고, 식사도 최대한 같이 하도록 노력했다. >오빠를 보살피는 것을 정말 좋아하게 되었다. >아주 약간의 사과의 의미도 담아서, 쓸데없는 참견이라는 생각이 들어도 할 말 없을 정도로 보살폈다. 아니, 지금도 하고 있다. >그래도 오빠는 귀찮아하는 티를 전혀 내지 않고 나와 이야기해준다. >그래서 나도 오빠랑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 좋다. 매일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도 많다. >'''고마워, 오빠. 세상에서 하나뿐인 내 가족. 누구 앞에서라도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 정말 좋아해.''' >'''여러분도, 내일 아침은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해주세요. 그리고 별 일 아닌 이야기를 나누어 보세요.'''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